🔍 첫 번째 조건: 예측 가능한 수요
프로젝트를 아무리 잘 구조화해도 그 사업에서 돈이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면 금융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은행이 궁극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하고,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매출이 있어야 하며, 매출이 발생하려면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구매자가 필요합니다.
결국 프로젝트가 금융 가능한지를 의미하는 Bankability의 출발점은 금융 자체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수요에 있습니다. 최고운 팀장은 한국에는 기술개발과 초기 단계 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미 존재하지만, 상업화 단계에서 실제로 제품을 구매해주는 수요처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조달과 대기업의 구매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테크에서는 이 수요의 예측 가능성이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많은 기후테크의 시장은 규제, 의무사용, 공공조달, 탄소감축 정책 등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기업은 기술을 개발하고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수년, 때로는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사이 정책의 방향이 바뀌고 예상했던 시장이 사라진다면 기업도, 투자자도, 금융기관도 장기적인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정책이 일관된 방향을 제시하고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시장이 존재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지면 기업은 설비투자를 결정할 수 있고, 투자자는 성장자본을 공급할 수 있으며, 금융기관은 미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대출 가능성을 검토하기 수월해집니다.
⚙️ 두 번째 조건: 프로젝트의 위험을 금융 가능한 형태로 구조화하는 것
예측 가능한 수요만으로 모든 위험이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FOAK에는 기술이 실제 상업 규모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지, 공장이 계획대로 건설될지,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지와 같은 여러 위험이 남아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각 위험을 하나씩 줄이고 적절한 주체에게 배분하는 금융 구조화입니다.
기술 실증 데이터와 운영 레퍼런스는 기술 위험을 낮추고, 장기 구매계약은 수요 위험을 낮춥니다. 신용도가 높은 SI의 참여는 프로젝트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토지나 설비처럼 담보 가능한 자산을 먼저 확보하면 Debt가 들어올 수 있는 기반도 만들어집니다. Bankability란, 사업의 주요 위험이 식별되고 이를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설명할 수 있는 상태에 가까워 보입니다.
💰 세 번째 조건: Debt가 들어오기 전 위험을 감당할 Growth Equity
위 두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FOAK에는 기존 금융이 바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이 남습니다.
기술은 검증됐지만 아직 상업 규모의 트랙레코드가 부족하고, 대규모 설비를 구축해야 하지만 충분한 담보와 현금흐름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단계입니다. 이 위험을 모두 은행에 맡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수백억 원의 프로젝트를 기존 VC가 전부 Equity로 채우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VC 이후, 본격적인 Debt와 PF 이전의 위험을 감당할 Growth Equity가 중요합니다.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대규모 성장자본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FOAK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을 받아줄 Equity가 먼저 들어오면 이후 보다 낮은 위험을 요구하는 Debt와 PF가 연결될 수 있습니다.
두 인터뷰를 통해 FOAK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정리하면 결국 일관된 정책에 기반한 예측 가능한 수요, 프로젝트를 Bankable하게 만드는 금융 리스크 구조화, 그리고 기존 금융이 아직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받아줄 Growth Equity로 모입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독립된 조건이 아닙니다. 일관된 정책은 수요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예측 가능한 수요와 검증된 기술은 프로젝트의 위험을 구조화할 기반이 됩니다. 여기에 Growth Equity가 기존 금융이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을 받아주면 더 큰 규모의 자본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가장 근본적인 조건을 하나 꼽는다면, 결국 일관된 정책이 만들어내는 예측 가능한 수요입니다.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면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고,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할 수 없다면 아무리 많은 금융상품을 만들어도 Bankability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