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7. 금요일 | Climate Tech Review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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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후 테크의 핵심 정보만 담아 전하는 Climate Tech Review입니다.
2026년을 맞아 CTK 팀은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기술, 창업, 상용화, 금융에 이르기까지 기후테크가 어떤 흐름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각 주체들은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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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 클라이밋 뉴스: 기후테크 생태계를 만드는 사람들
국내 기후테크 생태계에서 반복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원천 기술은 있는데, 왜 시장에서 만나기 어려울까?" 탄소포집, 리튬추출, 블루카본 등 실험실에서의 혁신 기술이 창업과 사업화를 거쳐 실제 시장에 도달하는 경로는 여전히 좁고 험난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이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는 두 민간 재단 —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그린 소사이어티(Green Society)'와 아산나눔재단의 '아산 유니버시티(Asan UniverCT)' —의 프로그램을 이끄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했지만 각기 다른 접근법을 가진 두 재단을 통해 한국 기후테크 인재 육성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짚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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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 두 재단 소개: 같은 시기, 다른 출발점
🔬 현대차 정몽구재단 — 그린 소사이어티: 연구자 18팀 × 180억 원 × 6년
180억 원 & 18팀 🧪 출연연·대학 연구자를 기업가로 전환하는 3년간의 실험
그린 소사이어티(Green Society)는 2023년 11월 공표된 K-기후테크 기업가형 연구자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말하는 이른바 '회색지대' — 기초연구(TRL 1-3)와 상용화(TRL 7-9) 사이 기술 검증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단계 — 를 민간 재단이 메우겠다는 시도인데요. 창업에 대한 초기 지원 이후 실증·스케일업·시장 진입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본 공백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사업을 준비하던 초기에는 미국·유럽 재단처럼 순수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방향을 검토했으나, 기술의 중간 지원이 필요한 기후·환경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타겟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재단의 기존 창업가 육성 경험(H-온드림 스타트업 그라운드)까지 결합해 "연구자를 창업가로" 만들어 기후테크 생태계를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프로그램의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선발: 기후(에너지)·자원(자원순환)·생태(생태복원, 블루카본) 3개 분과, 9개 연구팀 선발
- 지원 규모: 2030년까지 18개 과제에 총 180억 원 (팀당 인프라 등 포함 최대 7억 원 그랜트)
- 협력 체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협약,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가 R&D 기술 심사, 고려대학교 첨단기술비즈니스학과가 사업화 교육
- 슬로건: Lab to Society — 연구실에서 사회로
재단은 소수팀을 대상으로 장기간 대규모 자원을 투입하는 집중 지원의 전략을 취하는데요, 2년 차 성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9개 팀이 표준화 및 공인 인증 15건을 획득했고, MoU·투자의향서 체결은 초기 6건에서 40여 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우리금융그룹, 신용보증기금 등에서 10여 건의 투자가 이루어졌고, 참여 연구원 규모도 55명에서 93명으로 확대됐습니다. 2개 팀은 신규 법인을 설립했고, 2025년 12월에는 탄소중립녹색성장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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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나눔재단 — 아산 유니버시티: 대학에서 시작하는 기후테크 창업
25건 & 15팀 🎓 전국 대학 씨뿌리기 + 초기 창업팀 직접 선발, 두 갈래 전략
아산 유니버시티(Asan UniverCT)는 대학(원) 기반의 기후테크 창업팀을 발굴·육성하고, 캠퍼스 내 기후테크 창업 문화를 확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University와 Climate Tech의 합성어인데요. 대학 내 기후테크 창업 문화를 확산하고, 창업팀을 육성해 다방면으로 지원하여 기후테크 생태계의 플랫폼이자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출발은 2021년 재단 설립 10주년 대국민 인식 조사였습니다. "우리 사회에 지금 필요한 기업가정신은?"이라는 질문에 국민이 답한 것은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가정신"이었고, 이를 신규 사업으로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재단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대·연세대·카이스트·이화여대 4개 협력대학과 함께 5천여 명을 대상으로 교과목·행사·창업팀 멘토링을 약 900회 진행했고, 2.5년의 협력대학 체제를 거친 뒤 올해부터 프로그램을 개편해 지원 대학을 넓혀 생태계 확장과 글로벌 연결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개편된 2트랙 구조
- 트랙 1 문화확산: 전국 대학 교수·교내 조직 25건 선정, 기후테크 창업 관련 교과목/행사 운영비 최대 1천만 원 지원. 교수들이 각 학교 현장에서 '앰배서더' 역할을 수행
- 트랙 2 배치(new): 재단이 직접 15개 팀 선발 (4월 9일 마감). 약 7개월간 팀당 1천만 원 지원금 + IR 피칭 컨설팅 + 글로벌 기후테크 액셀러레이터 뉴 에너지 넥서스(NEX)와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산업 전문가 매칭, 1:1 멘토링 제공. 우수팀에는 뉴욕 기후주간(Climate Week NYC) 참가 기회 제공
- 슬로건: '실험실에서 비즈니스로, 과학자에서 기업가로'
지원 조건은 기후테크 분야 한국 법인(또는 대표가 한국 국적인 해외 법인)이며, 대표는 국내외 대학(원) 재학생·휴학생 또는 2021년 이후 졸업생이어야 합니다.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 형태의 팀만 지원 가능하고, 예비 창업은 불가합니다. 배치팀 중 별도 결선을 통과한 4개 팀은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총상금 1.2억 원) 본선에 진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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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2. 같은 문제, 다른 처방 — 두 재단의 공통 문제의식과 개입 방식
🔍 공통 문제의식: 기술은 있는데, 시장에서 보기 어렵다
두 재단 모두 한국 기후테크의 핵심 병목으로 '원천 기술 사업화의 어려움'을 지목합니다. 기초연구는 충분하고 정부 R&D 과제도 많지만, 연구 성과가 창업과 시장 진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진단입니다. 이를 두 가지 층위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연구자를 창업가로 전환하는 일의 어려움
기술을 보유한 연구자가 창업에 뜻이 없는 경우가 많고, 창업에 뜻이 있더라도 연구자에게 "10개 연구 중 돈이 되는 1개에 집중하라"는 요구는 연구 논리와 충돌합니다. 연구의 세계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병렬로 탐색하는 것이 미덕이지만, 사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연구자가 자신의 기술로 창업하려면 소속 기관의 허가가 필요한데, 기관 입장에서 연구원의 이탈은 손실입니다. 연구자 개인의 창업을 독려하지만 각 기관에게는 손실로 인식되는 구조가 지적됩니다. 대학 현장도 마찬가지로, 대학 연구자 사이에서도 적극적으로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2️⃣ 양적 지원을 넘어선 실질적 지원 설계의 부재
현재 기후테크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하지만, 수천만 원 단위의 단기 지원금과 형식적인 멘토링에 편중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자본 집약적이고 긴 호흡이 필요한 기후테크 특성과 단기 성과 중심인 국내 지원 체계 사이의 구조적 미스매치에서 기인합니다.
기후테크는 대부분 딥테크 기반의 원천기술을 다루기에 장기적인 R&D와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지원은 대부분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러, 이후의 시장 진입 전략 수립이나 수요 기업 매칭, 글로벌 진출 지원 등 비즈니스 스케일업을 위한 후속 지원 체계는 미흡한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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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입 방식의 차이: 선택과 집중 vs 저변 확대
이러한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두 재단은 연구자가 창업가의 마인드셋을 가지도록 돕고, 기술의 사업화를 위한 연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을 제공합니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지만, 두 재단의 지원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린 소사이어티는 장기적인 타임라인을 설정하여 선별된 팀에 대한 대규모 재정을 지원하고, 수요 기업 연계 등 비재정적 지원을 통합 제공하여 연구자가 회색지대를 넘어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아산 유니버시티는 “문화 확산”을 통해 기후테크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팀을 선별하여 재정 지원과 마루(MARU) 인프라 및 글로벌 네트워크 연계 등 비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며 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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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재단은 수요기업 매칭까지 손을 뻗는 밀착 지원을 제공합니다. 창업 마인드를 교육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수요처를 찾아 연결해주는 역할까지 재단이 수행합니다. 실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리튬추출 연구원 사례로, 연구자 교육을 담당하는 고려대 교수가 중국 지방정부와의 매칭을 주선해 MOU를 체결하였고, 현재 현지 사업화를 위한 공동 연구 등 협력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산나눔재단의 차별점은 생태계 플랫폼 역할 수행과 글로벌 지향입니다. 문화 확산(지원)으로 대학별 앰버서더를 통해 기후테크 기업가를 발굴하고, 발굴된 기업가를 재단의 마루 및 글로벌 인프라에 연결합니다. 또한 글로벌 스케일업을 위해 뉴에너지넥서스와의 협력, 뉴욕 기후주간 피칭 기회 등을 제공하여 창업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시야에 두게 합니다. 이처럼 재단은 스타트업·투자자·대학을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을 지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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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방향: 혼합금융, 글로벌, 플랫폼
두 재단 모두 '마중물'에서 '자생 생태계'로의 전환을 다음 단계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몽구재단은 다음 기수부터 혼합금융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창업팀에 지속적인 후속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체계를 구축하려 합니다. NST 등 정부기관과의 혼합금융 모델이 논의 중이며, 지난해 9월에는 RMI 산하 Third Derivative, 글로벌 인더스트리 허브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수요처 및 투자자 연결을 본격화했습니다. 또한 지원 타겟을 세분화하여 2기 선발에서는 세부기술 중심, 기업가정신이 있는 연구자를 우대하는 방향을 고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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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K 임팩트프러너 모집 포스터, 기술된 그린 소사이어티와는 다른 프로그램
📌 정몽구재단은 올해 3월 31일, 재단 설립자 정몽구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기업가형 연구자 육성사업(CMK 그린 소사이어티)과 사회 난제를 해결하는 임팩트 스타트업 육성사업(CMK 임팩트프러너)을 포함하는
‘현대차 정몽구 앙트러프러너십’을 출범합니다. 관련 연구자나 초기 팀이라면, 향후 공개될 세부 내용과 지원 기회를 확인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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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은 2.5년간의 협력대학 체제를 통해 기반을 다진 후, 재단이 직접 팀을 선발하는 배치(창업팀 발굴 및 육성) 사업을 새롭게 운영합니다. 올해 재단의 과제는 대학의 창업 문화를 확산하는 기존의 지원 사업과 배치 사업을 균형있게 운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 기후테크 모멘텀이 아시아로 이동하는 흐름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이 흐름을 포착하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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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유니버시티 2026 배치가 현재 모집 중입니다 (4월 9일 마감). 기후테크 분야 초기 창업팀이라면 지원을 검토해보세요.
두 재단 모두 기술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는 체계적인 설계와 실질적인 자원 연결을 제공하는 공통된 지향을 가지고, 각각 세분화된 영역에서 기술과 시장 사이의 공백을 메우며 기후테크 생태계를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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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3.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를 위한 3가지 질문
앞서 두 재단이 기후테크 생태계 성장을 위해 어떤 접근 방식을 취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국내 두 대표 재단의 기후테크 기업가 육성 사례를 보면,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 다양한 조직들에게 몇 가지 생각해볼 지점을 던져줍니다.
1️⃣ 기후테크 확산의 핵심 리더를 누구로 정의할 것인가
기후테크는 기술이 매우 중요한 분야로, 고도의 기술 전문성이 비즈니스의 토대가 됩니다. 한국은 출연연과 대학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연구 역량을 통해 다양한 원천기술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같은 ‘연구자’ 중에서도 시장으로 기술을 이끌어낼 주체에 대해 두 재단은 다른 접근을 취합니다.
결국 기후테크 확산의 핵심 리더는, 기술을 보유한 연구자이면서 동시에 그 기술을 시장의 언어로 전환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기술과 사업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시점에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는 기후테크 생태계 설계에서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2️⃣ 이 핵심 리더들에게 어떤 자본이 필요한가
기후테크는 장기적이고 자본집약적인 특성을 갖는 산업입니다. 따라서 단일한 형태의 자본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정몽구재단은 연구에서 사업화로 이어지는 구간에서 전환을 지원하는 자본과 단계별로 필요한 교육, 수요 기업 연계 등의 지원을 장기적으로 제공하고, 아산나눔재단 또한 팀에 필요한 재무적 지원과 함께 교육 및 컨설팅, 네트워크, 글로벌 연결 등 비재무적 자본을 제공합니다.
즉 재무적 자본과 비재무적 자본을 함께 연결해, 핵심 리더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3️⃣ 어떤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가
두 재단은 개별 팀 지원을 넘어 생태계 단위의 연결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정몽구재단은 NST, 국가녹색기술연구소(NIGT), 고려대 등과 협력하며 연구 커뮤니티와 기후테크, 산업현장을 연결합니다. 아산나눔재단은 대학, 창업가, 투자자, 글로벌 네트워크를 잇는 기업가 생태계를 확장합니다.
기후테크 생태계의 성장은 어느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여러 기관이 연결되어 연구, 창업, 투자, 시장이 끊김 없이 이어지도록 연결된 생태계를 설계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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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xt in CTR
📎 다음 레터는 두 재단이 주목하고 있는 연구자 커뮤니티, 특히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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