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5. 토요일 | Climate Tech Review #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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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기후테크의 핵심 정보만 담아 전하는 Climate Tech Review입니다.
지난 호까지 CTK 팀은 재단, 대학·출연연, 그리고 투자사를 차례로 만나며 기후테크 생태계 앞단과 이들을 잇는 연결고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연구실의 기술이 시장의 언어로 번역되고, 투자사와 재단의 마중물을 만나 사업화의 기틀을 다지는 과정을 따라왔는데요. 이번 달에는 그 생태계 한가운데에서 직접 회사를 만들고, 더 나아가 '산업' 자체를 조직해 나가고 있는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올해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에는 아주 흥미로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후테크산업협의회, 한국기후테크협회, 그린테크얼라이언스 등 다양한 협회와 연대체가 잇따라 출범한 것인데요. 그동안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가 기술 개발, 창업, 투자 등 개별 기업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개별 기업 단위의 생존을 넘어 '산업 자체'를 성장시키고 구조를 짜기 위한 조직들이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7월호에서는 한국기후테크협회 및 기후테크산업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식스티헤르츠 김종규 대표, 그리고 그린테크얼라이언스를 이끌고 있는 리코 김근호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새롭게 등장한 조직들이 무엇을 하려는지와 현업에서 고군분투하는 창업자들이 왜 직접 생태계 조직을 만들게 되었는지, 그 구체적인 배경과 지향점을 짚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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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 클라이밋 뉴스: 기후테크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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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하였듯 올해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에는 기후테크산업협의회, 한국기후테크협회, 그린테크얼라이언스 등 여러 조직이 잇따라 등장했습니다. 이는 기후테크 생태계가 개별 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넘어, 산업 공동의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기후테크의 법적 정의, 지원 정책, 규제 개선, 투자와 실증 기회처럼 한 기업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연결할 조직의 필요성도 커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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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1. 새롭게 등장한 세 조직, 무엇을 하려는 걸까
먼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하 코스포) 산하의 '기후테크산업협의회'는 스타트업과 임팩트 투자사를 중심으로 출범하여 초기 창업 생태계와 스타트업 육성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기후테크 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코스포 내부에 속한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의견을 나누고 초기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협의체입니다.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부 등록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한국기후테크협회'는 조금 더 거시적이고 공식적인 민간 창구 역할을 띱니다. 기후테크육성특별법 제정이나 정부의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처럼, 굵직한 산업 정책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기후테크 산업 전체를 대변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김종규 대표는 기후 분야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음에도, 그동안 정부와 공식적으로 소통할 민간 대표 조직이 부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탑다운 방식의 정책 결정 과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할 공식 창구가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는 앞선 두 조직과는 조금 다른 바텀업 배경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20년부터 교류해 온 순환경제 분야 기후테크 스타트업 대표들이 2022년부터 정기적으로 만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연대체가 그 출발점입니다. 처음부터 정책 제안이라는 거창한 목표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창업자들이 서로 돕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었습니다. 그러나 기후테크 특별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특정 분야(순환경제 등) 스타트업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대변할 창구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 올해 2월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은 뒤 4월 공식 출범하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조직으로 조직을 격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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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2. 조직이 많아진 것은 분산일까, 역할 분화일까
비슷한 시기에 여러 단체가 출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역할이 중복되는 것 아닌가’입니다.
최근 출범한 세 조직은 겉보기엔 기후테크 생태계를 돕는 비슷한 단체들처럼 보이지만, 설립 배경과 주된 타겟, 그리고 수행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미션은 다릅니다.
기후테크산업협의회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에서 조직되어 코스포에 속한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투자사들이 모여 산업 현안과 초기 기업 육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습니다. 한국기후테크협회는 기후테크 5대 분야를 포괄하여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과 제도에 기업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을 주요 역할로 합니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는 창업자들의 자발적인 교류와 실무 협력에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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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회원 구성과 출발점이 다르기에 조직의 역할과 목표도 다릅니다. 세 조직 모두 '한국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공유하지만, 기후테크산업협의회는 창업 생태계의 목소리 결집에, 한국기후테크협회는 산업 정책과 제도 마련에, 그린테크얼라이언스는 회원사 간 사업적 연결과 협력에 각각 방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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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3. 산업을 성장시키는 두 가지 축: 정책과 연결
이번 인터뷰에서 흥미로웠던 지점은 두 대표가 바라본 산업 성장의 핵심 병목을 서로 다르게 짚었다는 점입니다.
한국기후테크협회 및 기후테크산업협의회를 리드하는 김종규 대표는 '정책'을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제도의 영향이 큰 기후테크 분야에서는 시장 참여 조건과 가격 체계, 규제 설계가 사업 기회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기후테크육성특별법과 정부의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처럼, 정책과 제도가 새로운 수요와 시장 참여 기회를 만들면, 이를 바탕으로 투자와 창업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산업 전체의 관점에서 개별 기업의 의견을 모아 정책 논의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창구가 필요합니다. 이에 한국기후테크협회는 현재 논의 중인 기후테크 특별법에 기업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기후테크를 법적·정책적 산업 범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두고 있습니다.
반면 그린테크얼라이언스의 김근호 대표가 강조한 단어는 '연결'이었습니다. 그는 초기 기후테크 스타트업에게는 정책적 기반뿐만 아니라 좋은 투자자, 고객, 그리고 다른 창업자들과의 물리적인 연결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에 그린테크얼라이언스는 현장을 중심으로 회원사들이 실제 사업 기회를 만들고, 서로의 병목을 실무적으로 함께 해결하는 연결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회원사 간의 직접적인 협업, 대기업 파트너십 매칭, 투자자 연결 및 공동 사업 기회 발굴 등이 얼라이언스의 핵심 활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두 조직 모두 정책 개선과 회원사 협력을 다루지만, 인터뷰에서 확인된 상대적인 무게중심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쪽은 정책과 제도를 통한 산업적 토대 마련에, 다른 한쪽은 현장의 사업적 연결과 실무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각 조직이 담당하는 기능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가 개별 기업의 성장을 넘어 산업 자체가 구조화되고 성숙해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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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log
두 대표가 서로 다른 병목을 강조한 배경에는 각자가 운영해 온 회사와 산업의 경험이 자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식스티헤르츠는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통합 관제, 가상발전소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에너지 IT기업입니다. 전력 산업에서는 기술의 성능만큼이나 발전사업자가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과 거래 방식, 전력시장 제도가 사업의 가능성을 결정합니다.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전력시장 제도와 에너지 정책이 바뀌지 않으면 시장 자체가 형성되기 어렵습니다.
김종규 대표는 사업을 운영하며 제도가 시장을 만들기도 하고, 반대로 새로운 기업의 진입을 막기도 하는 상황을 반복해서 경험했습니다. 그가 협회 활동에서 정책과 정부와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은 개별 기업이 넘기 어려운 제도적 문제를 산업 공동의 의제로 다루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반면, 리코는 파편화되어 있는 순환경제 산업을 데이터로 혁신하고 연결하는 기업입니다. 국내 폐기물 시장은 폐기물 종류마다 허가와 운반 방식, 처리 업체가 달라 밸류체인이 복잡하게 나뉘어 있습니다. 리코는 음식물 폐기물에서 시작해 취급 영역을 확장하고, 배출 사업장과 수거·처리·재활용 업체를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하는 모델을 구축해 왔습니다.
김근호 대표는 폐기물 처리 현장을 직접 운영하며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여러 기업과 기관이 연결되어야 사업이 작동함을 체감했습니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가 연결 플랫폼을 지향하는 것도 위와 같은 문제의식과 맞닿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후테크처럼 시장의 규칙과 밸류체인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산업에서는 한 회사가 성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고, 기술이 고객과 파트너를 만나 사업으로 이어지는 연결 구조도 필요합니다.
현업 창업가들이 협회를 이끈다는 것은 사업을 하며 발견한 문제를 회사 내부의 과제로만 남겨두지 않고, 산업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확장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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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터뷰에서 새롭게 등장한 조직들의 면면보다 CTK팀이 깊은 인상을 받은 부분은 협회를 만든 '기업가'들의 모습이었습니다. CTK팀은 두 대표의 활동에서 개별 회사의 성장을 넘어 산업의 조건 자체를 개선하려는 기업가적 문제의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① 현업 창업자의 자발적 리더십이 이끄는 생태계의 진화
올해 연이어 등장한 여러 단체들은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가 다음 레벨로 도약하기 위한 '기능의 고도화' 과정을 보여줍니다. 산업이 성장하면서 정부에 대응하는 거시적 역할과 현장의 뾰족한 수요를 해결하는 미시적 역할이 세분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조직화가 정부 정책에 대한 수동적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현업 창업자들이 직접 의제를 만들고 조직을 이끌며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가 개별 기업의 성장뿐 아니라, 산업 단위의 공동 의제와 제도적 기반을 논의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② 층위별로 다른 생태계 병목: '정책'이 열고 '연결'이 만든다
이번 인터뷰는 산업화에 필요한 두 가지 필수 조건을 보여주었습니다. 탑다운 방식의 '정책'이 새로운 시장의 문을 연다면, 바텀업 방식의 '사업적 연결'은 열린 시장 안에서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구동시킵니다. 한국의 기후테크 산업이 온전한 산업 생태계로 도약하기 위해, 제도를 만들고 거버넌스를 다루는 긴 호흡의 협회와, 현장에서 기업들을 민첩하게 묶어내는 짧은 호흡의 얼라이언스가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③ 판을 직접 짜는 선도적 기업가
CTK는 지금까지 재단, 대학·출연연, 투자자를 만나며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주체들의 역할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호를 통해, 그 뼈대 위에서 직접 회사를 키우고, 더 나아가 산업의 지형을 개척하려는 기업가들을 만났습니다.
좋은 창업자는 자신이 속한 산업의 구조를 읽고, 병목을 찾아내며, 더 많은 기업이 함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갑니다. 이러한 모습이 한국 기후테크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진정한 기업가의 롤모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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